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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인간적인

by 앗가 2023.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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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해 보는 개발자라는 직업의 특징은 너무나도 인간적이고, 인간적인 직업이라는 것이다. 왜 소프트웨어에서는 작업의 성공성이 시간에 따라 불변하지 않을까? 그 이유는 제공해야 할 서비스의 이용주체가 결국 인간이라는 것에 있다. 그렇기에 인간에 대해서 이해해야 하면서, 그 어떤 조직보다 팀원과의 관계를 놓칠 수 없고, 그 어떤 조직보다 의사소통해야 한다.

 

작년에 거의 매일 일기를 쓰는 습관을 길러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위 글은 제가 작년인 22년 7월 16일에 적은 일기에서 가져왔습니다. 개발자로 방향을 정한 약 10개월이 지난 시점에,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과정을 진행하던 여름의 어느 중간에 적은 글입니다. 그때는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기술스택에 대한 의사결정을 끝내고 개발을 막 시작하던 시기였습니다. 여러 새로운 기술을 학습하면서 느낀 불안함인지, 팀원과의 관계를 정의 내리면서 생각한 깨달음에 의한 것인지, 정확히 어떤 생각과 사건으로 적게 된 글인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리고 개발자가 아니었던 시점에 적은 글이지만, 그럼에도 지금까지도 여전히 과거의 저를 공감할 수 있는 글인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어느 개발자 작가분이 쓴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인간적인"이라는 책은 피해 갈 수 없었습니다. 제목에서 니체의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이라는 책이 떠오르는 듯합니다.

작가님이 책의 표지 날개에 적힌 '누구보다도 개발자의 삶이 인간적이어야 한다.'라는 글이 인상적입니다. 이 책이 주로 다루는 내용은 개발자로 살아가는 인간이 더 좋은 삶을 살 수 있는 방법과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개발자보다 인간을 강조하고 싶은 이유는 개발자는 결국에 인간이 하는 일이기에... 최첨단 산업의 최전방에서 근무를 하는 직업이라 논리, 분석적인 사고만 필요하다고 쉽게 여겨지지만, 결국에 인간이 하는 일이라는 것은 이 직업 또한 피해 갈 수 없는 숙명인 것 같습니다.

개발자는 신기술에 대해 항상 빠르게 습득하고, 요구사항에 대하여 명확하게 일을 진행하고 논리적인 알고리즘으로 일을 처리한다고, 또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보통 생각하는 듯합니다. 이렇게 끊임없이 만들어지는 기술에 대해 학습해야 할 지식의 증가와 기계적인 일은 역설적으로 스스로를 강박에 만들고 늪에서 허우적거리게, 또 불안하게 만들지도 모르겠습니다. 기술의 부채만큼, 마음의 부채도 스스로에게 중요하게 여겨야 할 필요가 있다고 책은 소개합니다. 프로그래머는 위의 자세가 분명히 필요하지만, 중요한 것은 마음이 동해야 함을 이야기합니다. 그렇기에 그동안 잊고 살았던, 개발자이기 이전에 인간적인 실체를 종종 상기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느낍니다. 작가님은 이를 개발자로 살았던 자신의 삶에서, 혹은 니체의 생각을 빌리기도 하면서 표현합니다. 

 

책에서 운영체제를 인간으로 비유한 부분이 재밌습니다. 

 

운영체제는 인간으로 비유하자면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라는 문제를 다루는 것이다. 일과 삶에서의 균형 잡힌 자원 배분, 적절한 일을 수행하도록 명령을 내리는 입출력 장치 제어, 재미를 주는 게임 프로그램과 편리한 삶을 살게 하는 각종 응용 프로그램 실행, 다른 사람과의 상호 작용을 돕는 네트워크 관리, 최적화된 일생을 도와주는 성능관리까지, 이 모든 일을 운영체제가 담당한다.
p.67

 

컴퓨터의 자원을 관리하도록 부단하게 노력하는 프로그래머지만, 자기 자신도 운영체제가 있는 머신이 될 수 있음을 돌아보는 것 같습니다. 스스로의 자원도 관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이 말로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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